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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22 January, 2024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외과 유지영

SABCS 참관기

생각보다 길어진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그간 대부분의 학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학생시절에도 인터넷이나 방송으로 수업을 들으면 딴짓을 하거나 자게 되던 습관이 남아 있는지 온라인 학회에 참가만 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에 괴로워하던 차에, 드디어 오랜 기간 닫혀 있던 하늘길이 열려 해외 학회 참석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오랜만의 해외학회를 꿈꾸며 SABCS 2021에 초록을 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온라인으로만 참석했던 터라 이번에는 꼭 현장참석을 하고 싶어 SABCS 2022에 재도전을 하였고, 다행히 초록이 포스터로 채택되어 몸 담고 있는 고대 안암병원의 해외학회 지원프로그램에 힘입어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SABCS 2022는 2022년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Henry B. Gonzales Center에서 개최됩니다. 청계천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주변의 리버워크 경관은 아름다웠고, 2018년 이후 오랜만에 재방문한 샌안토니오는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따뜻해서 외투 없이 가볍게 다닐 수 있어 공부를 하러 갔지만, 여행의 상쾌함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새벽 같이 느껴지는 7am 에 시작하지만 시차적응에 실패한지라 오히려 아침에 시간 허비가 없어 좋았고, 넓은 Gonzales Center의 안에는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을 해온 여러 연구자 선생님들이 본인의 성과를 발표하고자 그리고 그 내용을 듣고자 그 이른 시간부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요일 아침에 진행되는 poster presentation session에서 발표자로 참석을 하는 것으로 학회를 시작하였습니다. 화요일에 진행되는 educational session에서 local therapy 강의를 듣고 싶었지만 일정관계상 참여하지 못하여 아쉬웠습니다. 수요일 아침 포스터는 많은 주제가 있었지만 특히 surgery 관련 발표가 많았고, 많은 나라에서 여성질환인 유방암수술에서 이제 cure를 넘어 cosmesis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는 trend를 볼 수 있었고, nipple sparing mastectomy 와 reconstructive technique 및 prophylactic mastectomy에 관한 여러 발표결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robotic mastectomy 가 활발한 토론주제인데 아직 이 주제 관련해서는 많은 발표를 볼 수 없어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 예상보다 많은 외국 연구자들이 주제에 관심을 가져주었고, 흥미를 보이며 질문을 해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디스커션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발표 시간 이후부터 약 3일간 General session에 참가를 하였는데, 저의 관심 주제였던 surgery 및 local therapy에 관련한 주제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생소한 약들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다발성 동측 유방암 환자의 local recurrence에서 유방보존술의 영향을 보고자 시행되고 있는 ACOSOG Z1102 연구에서는 유방 보존 요법으로 치료받은 2~3개의 동측 유방 악성 종양 환자 204명에서 단 6명의 환자가 66.4개월의 median follow-up 중에 국소재발하였고, 5년 국소 재발률이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은 유방 보존술을 받은 single lesion 유방암 환자에 대한 이전의 다른 연구에서 관찰되는 국소재발율과 유사하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국소 재발률이 수술전 유방 MRI를 시행하지 않은 환자에서 유방 MRI를 시행한 환자보다 높게 관찰되었기 때문에 (22.6% vs 1.7%), 많지 않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국소 재발율이 낮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다발성 유방암환자의 질병 진행정도를 확인할 때 유방 MRI 검사를 고려하는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Targeted axillary dissection (TAD) 과 sentinel lymph node biopsy (SLNB) 의 비교 연구인 OPBC-04/EURBREAST-06/CMA 에서 neoadjuvant chemotherapy 후 clipping 을 시행한 lymph node 를 SLNB와 TAD를 시행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locoregional recurrence rate는 3년에 1.5%, 5년에 2.7%의 전체 누적발생률로 TAD와 SLNB 두 군 간 비슷한 결과를 보였고, invasive recurrence rates도 누적 발생률이 3년에 7.5%, 5년에 10%로 두 군간 비슷했다는 결론을 발표하였습니다. SLNB를 하여도 oncologic safety가 비슷하다고 결론지었지만 아직까지 Neoadjuvant chemotherapy를 시행한 node-positive 환자에서 postoperative radiotherapy는 여전히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positive axillary node에 tatooing을 하거나 clip insertion을 시도하는 내용에 대해, 유럽 쪽 발표자는 Targeted axillary dissection을 꼭 시행하지 않아도 sentinel lymph node biopsy 만으로 국소재발율 등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10년 추적 데이터까지 발표되면서 얼마나 많은 lymph node를 clipping 할 것인지, clip이 중간에 보이지 않는 등의 돌발상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는데, 이에 대해 또 미국 발표자 분은 이미 metastasis가 검증되었던 lymph node를 절제해서 질병을 재평가하는 것은 중요한 예후와 치료 성적을 나타낼 수 있는 의미가 있는 평가라는 다른 주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POLAR (Profile for the Omission of Local Adjuvant Radiotherapy) 연구라고 해서 유방 보존술 시행 후 16-gene molecular signature를 활용하여 radiotherapy 영향을 보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POLAR 점수가 낮은 환자에서는 radiotherapy 여부에 따른 국소재발률 차이가 없다고 발표하여 아주 흥미로웠는데, 만약 이런 검사가 multigene assay처럼 활발히 상용된다면 환자들의 QOL이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surgeon이고 아직 경험이 넓지 않아 systemic therapy 관련한 너무 최신 주제에 대한 내용이 좀 어려워서 제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주제들을 중심으로 찾아보았는데, 최신경향을 확인하면서 너무 재밌게 강의를 들었습니다. 비록 시차적응에 실패하여 중간에 많이 졸다가 내용을 놓치기도 하고, 짧은 영어로 인해 잘 못 알아들었던 내용도 있었지만, 온라인으로 들을 때보다 집중도 잘 되고 재미있어서 오랜 비행으로 몸은 고되었지만 즐겁고 고무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또 힘들게 배워온 내용을 바탕으로 임상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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