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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CS 2025 참관기 - 이장희

  • 2025-12-23
  • 이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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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Antonio Breast Cancer Symposium (SABCS)는 1년에 한 번 미국 텍사스의 샌안토니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유방암 학회로 유방암과 관련된 최신 연구와 치료의 추세를 알 수 있는 학회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유명한 석학들의 강의를 듣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 저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SABCS 2025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매년 학회에 참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거리가 워낙 멀고 긴 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2-3년에 한 번 참석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한 차례 경유를 포함해서 장장 20시간이 넘는 시간을 비행해서야 비로소 샌안토니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까지 총 3 번째 방문인지라 다운타운 풍경들은 웬지 익숙한 느낌이었고, 이전 기억을 되살려 예약한 숙소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쯤이었기 때문에 도시는 매우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3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샌안토니오 공기의 냄새를 맡으니 내일부터 있을 학회에 대한 생각으로 설레였습니다.

SABCS 2025 학회장

 

학회 첫날은 오전 11시부터 강의가 예정되어 있어 여유 있게 시차 적응을 하고 학회장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 전부터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로 학회장은 붐볐고,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등록을 하고 명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금년에는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교수님들이 학회에 참석하셔서 여기 저기서 반가운 분들을 만나고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은 ‘Special session’과 ‘Education session’ 강의들이 주로 있었는데, 특히 invasive lobular cancer (ILC)에 대한 강의가 흥미로웠습니다. ILC는 no special type (NST)에 비해 비교적 favor한 예후를 가지지만 항암 치료의 효과가 적고 late recurrence를 잘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ILC와 관련된 여러 biomarker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유방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아직 ILC 단독의 guideline은 존재하지 않고, NST 유방암에 준하여 치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ILC에 대한 연구가 추후에 많이 필요할 것 같고 많은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회 첫날 강의가 끝나고 ‘GBCC night’ 행사가 ‘Kims Galbi’라고 하는 한식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SABCS에서는 매년 ‘Korean night’라고 해서 SABCS에 참석한 국내 교수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는 행사가 개최되어 왔습니다. 올해에는 ‘GBCC night’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국내 뿐만 아니라 GBCC에 참석했던 국외 연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확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유럽 등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하였고, GBCC에서 만났던 익숙한 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영어 실력 탓에 의사소통에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덧 한밤 중이 되었습니다.

GBCC night에서 국내 및 해외 선생님들과 함께

 

둘째 날부터는 고대하던 ‘General session’의 발표들이 있었습니다. General session은 금번 SABCS에서 초록으로 제출된 새로운 연구 가운데 의미 있는 연구들이 발표되기 때문에 유방암의 치료와 연구의 국제적 방향을 배울 수 있는 session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금년에는 European Society of Medical Oncology (ESMO)를 비롯한 이전의 다른 학회들에서 대규모 연구의 결과들이 많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연구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경구 ‘selective estrogen receptor degrader (SERD)’ 제재인 Giredestrant의 early breast cancer에서의 adjuvant 결과는 주목할 만했습니다. 그간 경구 SERD 제재의 효과는 advanced breast cancer를 대상으로만 결과가 보고되었는데 처음으로 adjuvant setting의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advanced breast cancer에서 biomarker로 사용되었던 ESR1 mutation에 관계 없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앞으로의 호르몬 양성 조기 유방암의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셋째 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많은 국내 교수님들이 학회장에 모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침 7시부터 진행된 ‘Spotlight session’에서 무려 2 분의 국내 연자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강남 세브란스병원 배숭준 교수님과 서울대병원 고지원 교수님께서 본인들의 훌륭한 연구를 세계 각국의 석학들 앞에서 발표해 주셨습니다. 좋은 연구에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 겸비되어 매우 인상깊은 발표를 해주셨고, 저도 언젠가는 저 자리에 서 보고 싶다는 동기 부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포스터 발표

 

올해 초부터 열심히 연구 주제를 정하고 초록을 준비했고 일정을 조율하여 어렵게 금년 SABCS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회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고, 여러 교수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학회에 참석하면 매번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해외 학회는 저에게 연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줄 뿐만 아니라 생활의 활력을 주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 SABCS 2025 또한 매우 갚진 경험이었고, 큰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